[수필] 베트남에서 만난 처녀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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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베트남에서 봤던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스개소리로 귀신을 보면 '지평좌표계에 어떻게 고정하셨죠?' 라는 있던데, 실제로 귀신을 보게 되면 아무 생각도 안나더군요 ㅎㅎ
거의 10년 전에 겪은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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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저는 베트남 시장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이었어요. 그래서 거의 두달에 2주정도를 계속 베트남으로 출장을 갔었고, 나중에는 한달에 절반 정도를 베트남에서 일하게 되는 상황까지 갔었습니다.
누가 들으면 와 좋겠네 개꿀 유흥의 나라!! 뭐 이렇게 이야기 할수도 있는데,
보고서를 올려야 하는 제 입장으로서는 죽을 맛이었어요. 왜냐면 외국어를 하나도 못했거든요 ;;;;
아니, 외국에 가서 시장 조사를 하려면 외국인과 대화도 하고, 연줄도 만들고 해서 좀 더 깊은 이야기도 들어보고 해야 하는데,
베트남어는 당연히 안되고 영어도 안되니 정말로 죽을 맛이었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출장비도 줄어들기 시작하고, 적당히 괜찮은 숙소에서 생활하던 출장은
이제 점점 바퀴벌레가 하늘에서 떨어지고 개미떼가 침대를 점령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싸구려 모텔에 전전해야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처지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양질의 보고서가 안올라오고 결과를 내지 못하니 점점 지원 비용이 줄어드는 거지요.
그렇다고 딱히 보낼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또 미흡하긴 하지만 보고서가 꼬박꼬박 올라오니 그만두기도 그런 뭐... 그런 상황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러던 중의 이야기에요.
그때도 정말 가난한 출장을 갔기 때문에, 하루에 만원 이만원 하는 거지같은 모텔을 잡았지요
진짜 문 열고 들어가니 뭔가 음습한 느낌이 나는 그런 숙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음습한 느낌이 들었을 때 숙소를 옮겼어야 했어요
어쨋든, 짐만 풀고 일거리들 챙겨서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니면서 일하고 녹초가 되서 숙소로 돌아온것은 늦은 저녁이었습니다.
간신히 근처에서 빵쪼가리로 저녁을 때우고, 금방 씻고 잠에 빠져 들었죠.
그리고
다시 눈을 뜬것은 새벽 3시쯤이었습니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눈이 떠졌어요.
몸도 잘 움직이니 가위 눌린것도 아니었습니다.
끙끙거리고 투덜거리면서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눈을 감을려고 하는데...
침대 맞은편 왼쪽 구석에
뭔가가 보였어요.
귀신을 보게 된다는게 어떤건지 그때 느꼈습니다.
그 압도적인 공포
흐릿하고 애매했지만 그건 얼룩 따위가 아니었어요.
긴 머리의 여자가 방 구석에서 모서리를 보고 나에게 등을 진 채로 서있는 모습이었어요.
옷은 온 몸에 피칠갑이 되어서 뭔지 모르겠는데
어쨋든 뭔가를 입고 있긴 했어요
간단히 말하면 긴머리의 여자가 온몸이 피에 젖은 채로 나에게 등을 돌린채 구석에 박혀있는 모습이었는데
공포에 질려서 온몸이 굳어서 숨조차 못쉬고 있는 동안
그 여자가
한걸음씩
한걸음씩
나에게 다가오는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세발짝 정도 남았을 때 부끄럽지만 기절을 하고 말았어요
다음날 눈을 떴을때는 온 몸이 흠뻑 젖은채 햇살이 눈을 때리는 9시였는데
도망치듯 모든 짐을 챙겨서 허둥지둥 좀 더 고급 숙소로 옮겨 버렸죠
그리고 이걸 간신히 생긴 베트남 지인에게 이야기 했는데
껄껄 웃으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베트남은 전 국토에서 전쟁과 학살이 있었던 나라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귀신이 나올 수 있다구요
그제서야 문득 알포인트 영화가 생각이 났었습니다
1개 소대를 전멸시킨것도 원한에 사무친 처녀귀신 한명이었죠.
어쨋든, 한국에서도 하기 힘든 경험을 베트남에서 하고는
한동안 혼이 나간 채로 일하다 왔네요.
별거는 없지만 정말 공포스런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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