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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단편

[수필] 이쁜 내 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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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아마 6살 때가 아니었나 한다.


당시 아버지는 당연히 바쁘셨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도 뭔가 일이 있으셨는지 밖에 나가시고 


잼민이 3남매만 덩그러니 집에 남겨져 있었다.


그럼 애기들이 뭐하겠는가. 자야지.


그렇게 동생들을 데리고 달콤한 꿈나라 여행을 하던 중에


어느새 돌아오셨는지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는 부스스 일어났었다


'엄마 왔어? 우리 다 자고 있었어'


그런데 나를 보자말자 어머니의 얼굴빛이 변하시더니


'움직이지마!!' 라고 하시던게 기억난다 -_-


-_-????


그러시더니 조심조심 내 손을 잡고 뒷문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갑자기 머리를 감기시는데


살짝 뜬 눈 사이로 웬 똥덩어리들이 우루루 쓸려나가는 것이 보이는게 아닌가????



@.@!!!!!






어머니께서는 놀라서 비틀비틀 뒷걸음질 치던 나를 단단히 잡으시고는 마저 박박 머리를 씻겨주셨다


'으이? 으이? 와 똥을 머리에 뒤집어 쓰고 자고있노?'


기절초풍할 노릇이었다




울먹울먹 하면서 '엄마 내가 안쌌어'라고 하자


어머니께서는 '그래 니가 싼 똥이 머리에 붙어있을수는 없겠지' 하고는 이리저리 집안을 둘러 보셨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면서


'언능 치우고 밥묵자' -_-;;;; 라고 하시고는 이 일은 기억 저 너머로 묻어버렸다.




십 수년의 시간이 흐른 뒤, 어쩌다가 가족간의 옛날이야기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는데


이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범인은 나보다 두살 어렸던 여동생이었다.


이제 변기에 앉아 응가연습을 하고 있었던 여동생은 


대견하게도 혼자서 성공적으로 변기에 응가를 마치고


그것을 자랑하고 싶었나보다




낑낑거리며 변기를 내 쪽으로 끌고 온 후에


응가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뽑아들고는 


아무것도 모른채 잠들어 있는 내 얼굴 위에서 


응가가 들어있는 부분을 내가 볼 수 있게 아래로 뒤집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오빠야 내 혼자 응가 했다. 나 잘했제?'


하지만, 잠들어 있었던 오빠야는 대답이 없었고 여동생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같이 곤히 잠들었다고 한다.




이제 어머니가 들어오셨을 때 집안에서 무엇을 봤던지를 나름 상상할 수 있다.


힘든 바깥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큰아들은 머리에 똥을 잔뜩 버무린 채로 부스스 일어나고 있고


옆에 자고 있던 딸내미는 똥이 묻은 궁댕이를 깐 채로 이불 속에 박혀서 딩굴거리고 있는 그 모습




아마 냄새도 꽤나 났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렇게 평온한 하루는 또 저물어간다.


죽탱이를 날리고 싶은 이쁜 내 여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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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2 0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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