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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림의 바깥쪽에 있는 조그만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녀의 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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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삼림의 바깥쪽에 있는 조그만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마녀의 집이 있다고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고 한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죽음을 각오하고 대삼림에 발을 디딘 자 만이 그 마녀를 영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고 했었지.


과연 내 고조부가 왜 그런 각오를 하고 생환률이 10퍼센트도 안되는 대삼림에 발을 디뎠는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내 손에 들려있는 이 조그만 표식이 나를 이끌어 줄거라고 했었다.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빽빽히 자란 침엽수가 햇빛을 대부분 차단해서 마치 초저녁같은 느낌이 드는 어두컴컴한 길을 따라 계속 나아간다.



혹시나 당신이 숲지기와 연이 있다면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아마 대충 이런 종류의 말일 것이다.


'덩치가 커진 숲은 사람을 쉽게 홀릴 수 있다. 그리고 침입자를 잡아먹는다'


이게 뭔 개소리냐고 하는 사람들은 아마 깊은 숲이나 정글을 한번도 방문할 필요가 없었던 상당히 부유한 사람들일 것이다.


왜냐고?


한번만 딱 그 거대한 숲의 그림자를 밟아보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그 강렬한 느낌!! 그 강렬한 거부감!!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신경이 갈려나가는 느낌이 든다.




딱히 뭔가 몬스터나 유령 종류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울창한 숲은 사람의 정신을 헤집어 놓는다.


멀쩡한 사람의 신경을 갉아먹고 방향감을 상실하게 만드는데는 채 몇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분명히 땅 위에는 바람한점 불지 않는데, 저 위에는 제법 바람이 부는지 나뭇가지가 서로 비벼지는 소리가 고요한 숲 속을 뒤흔들고,


꼭 짐승이 이빨을 가는 듯한 소리가 끊이지를 않아 한걸음 한걸음을 옮길 때 마다 등 뒤에서 식은땀이 나는 건 덤이다.


하지만, 이런 불안감을 쫒기 위해서 큰 소리를 내거나 소란스럽게 행동하는건 자살행위다.


이 숲에는 포식자가 많다. 


여기 식사거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어서오라고 그놈들을 초대하는 짓은 사양하고 싶다.




얼마나 걸었을까? 갑자기 앞에 자욱하게 깔려있던 안개가 마치 샤악 소리라도 내는듯한 느낌으로 싹 걷혀버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마치 그 집을 위해서 숲이 자리를 비켜준 듯한 그런 공터에 


소중한 무언가를 잡스러운 것들로부터 보호할 모양새로 우뚝 솟아있는 자연의 성채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조그맣게 보이는 집 한채.


드디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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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흐르는 식은땀과 열기를 갈무리 한 채 쓰디쓴 웃음을 한번 지은 나는 곧 망연자실해질수 밖에 없었다.








ㅅㅂ 어디로 올라가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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